나눔

2010. 3. 4. 09:31푸른복지/복지생각

재물 나눔에서 희망을 보다
우리 사회에 재물을 나누는 모습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작은 재물에서부터 큰 재물까지, 일시적 나눔에서 정기적 나눔까지, 재물 나눔의 폭과 깊이가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또 재물을 나누자는 공감대 또한 확산되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의 나눔 문화 확산에서 희망을 발견합니다.

다른 이를 돌아볼 수 있는 시야가 넓어지고 있음을 느끼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로 한 걸음 나아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와 같이 재물 나눔이 보편화되고 확산되는 요즘,

저는 더 큰 꿈을 꿉니다. 더 큰 나눔 사회를 바라봅니다.

우리 사회가 더 큰 나눔의 한 걸음을 걷기를 원합니다.

 

 

나눔의 기본은 일상 나눔
우리는 흔히 '나눔'하면 '재물'을 떠올리곤 합니다.

아마도 돈이나 그 밖의 값나가는 물건을 나누는 것이

요즘 시대에 흔히 볼 수 있는 나눔의 내용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나눔'하면, 재물이 있어야 나눌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나눔'과 '재물'은 서로 강하게 묶인 개념이 된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눔이란 무엇일까요?

우리가 시야를 조금만 넓히면, 나눌 수 있는 것이 재물을 포함하여 매우 풍성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나눔이란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되, 그 중 하나가 재물임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리 멀지 않은 때를 살펴볼까요?

우리는 어릴 적 어떻게 살았을까요?

 

우리는 일상 속에서 서로 나누며 도우며 더불어 살았습니다.

제가 어릴 적, 저희 어머니께서는 외출하실 때 저와 제 동생을 앞 집 할머니 댁에 맡기곤 하셨습니다.

우리는 앞 집 할머니와 함께 감자도 쪄먹고, 실뜨기`민화투도 치면서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일상을 저희 형제에게 나누어 주셨고, 저 또한 할머니와 일상을 나누며 지냈습니다.

 

일상 나눔은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는 앞 집 할머니께 감사의 표시로 음식 할 때 조금 더해서 나눠드시곤 하셨습니다.

저는 음식 심부름을 다녀왔고, 나중에 할머니께서는 빈 그릇에 무엇이라도 담아 주셨습니다.

이와 같이 일상 나눔이 이루어졌고, 이를 통해 서로 나누며 도우며 더불어 살아왔습니다.

 

나눔의 기본은 무엇일까요?

바로 일상 나눔입니다.

일상이야 말로 나눔의 기본이요, 본질입니다.

재물은 일상에서 나누는 것 중 하나입니다.

 

우리가 더 큰 나눔 사회를 향하려면 이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나눔의 내용을 재물에 한정짓지 말고, 일상의 모든 것을 나누는 데까지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재물 뿐 아니라 일상의 모든 것을 나누기 시작할 때 비로소 나눔은 더욱 풍성하게 우리 사회를 덮을 것입니다.

이와 같을 때 비로소 나눔으로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내 삶의 자리에서 나눔
요즘은 삶의 자리에서 벗어나 멀리까지 나누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매우 귀한 일입니다.

 

하지만 거리가 멀면 일상 나눔은 점차 약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거리가 멀수록 일상을 나누기란 어려운 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거리가 멀수록 나눔은 재물에 한정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일상 나눔이 부족해진 만큼 더 큰 재물 나눔이 필요해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일상 나눔의 부족이 재물 나눔의 부담을 높이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더 큰 나눔 사회를 향하려면 이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내 삶의 자리에서의 나눔에도 관심을 가질 때입니다.

삶의 자리에서의 나눔이 이루어질 때 더 풍성한 나눔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나눔의 기본은 일상 나눔입니다. 일상을 나누려면 내 삶의 자리에 가까워야 합니다. 


삶의 자리에서 나눌 때 비로소 재물과 함께 일상도 나눌 수 있고,

일상 속의 나눔이 풍성한 사회야 말로 더 큰 나눔 사회, 함께 더불어 사는 더 큰 사회가 될 것입니다.

 

 

결국엔 나와 내 자녀를 위한 나눔
우리의 일상 나눔이, 삶의 자리에서의 나눔이 더 큰 나눔 사회를 만들어 갑니다.

우리의 나눔은 한 단계로만 보면 남을 돕는 행위입니다.

하지만 몇 단계만 길고 넓게 보면 풍성한 나눔 사회를 만드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만들어진 더 큰 나눔 사회에서 살아가는 구성원은 누구일까요?

전적으로 타인일까요?

더 큰 나눔 사회의 구성원은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나와 내 자녀를 포함한 바로 우리 모두입니다.

 

결국 풍성한 나눔 사회가 될수록 그 혜택은 타인 뿐 아니라, 나와 내 자녀가 누리게 될 것입니다.

당장은 타인만을 돕는 것 같지만,

결국엔 나눔의 행위가 퍼져나가면서 나와 내 자녀 또한 풍성히 누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더 큰 나눔 사회를 향하려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남을 돕되, 나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나누면 좋겠습니다.

재물을 포함한 일상 나눔까지 확장하기를 바랍니다.

삶의 자리에서의 나눔에도 더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이와 같을 때 비로소 우리가 살고 싶은 더 큰 나눔의 사회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2010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요청 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