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공생성. 과연 사라졌는가?

2010. 3. 24. 10:39푸른복지/복지와 인문사회

우리는 지역사회 내 공생이 약화되었다고 말합니다. 

지역사회가 공동체성을 잃었다고 이야기합니다. 

맞습니다. 지역사회의 공생성은 약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 개인의 공생성이 모두 약화되었다고 보아서는 곤란하다 봅니다. 

물론 절대적으로 개인의 공생성이 약화된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공생을 측정하는 지역의 범위에 따라 개인의 공생성의 약화 또한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과거에는 개인의 공생이 지역을 단위로 이루어졌습니다. 

개인의 활동 범위가 지역에 한정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개인의 공생 또한 지역을 기반으로 이루어졌고, 이는 쉽게 드러나 보이고,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물리적 거리라는 제약에서 자유로워졌습니다. 

지역사회 경계를 넘어 광역사회까지 관계의 폭을 넓혔습니다. 

이와 같이 광역으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반대로 보면 지역사회 내 공생 관계는 약화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이전에는 지역사회에서 공생관계를 4개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 

광역사회에서도 동일하게 공생관계를 4개 유지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사람이 광역 관계에서 공생하는 개수를 늘리면 늘릴수록 지역사회 내 공생관계의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지역사회 범위로 보면 공생성이 약화된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이를 개인의 차원으로 보면 다릅니다. 

개인의 공생관계는 여전히 4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개인의 넓어진 생활 범위에 따라, 어느 곳에 공생관계를 연결하느냐에 따라 지역사회의 공생성의 약화 정도가 결정나는 것입니다.   



이를 과거 농촌 사회와의 비교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과거 농촌사회에서는 주거와 일터가 한 마을에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웃이 직장 상사, 동료, 선후배입니다. 또 이웃이 친구일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직장 동료를 돕는 것이 바로 이웃을 돕는 일이고, 친구를 돕는 일이 바로 이웃을 돕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주거와 일터가 각각 분리되어 있습니다. 

또 친구 관계 또한 지역사회와 무관하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직장 동료를 돕는 일은 지역 내 이웃을 돕는 일이 되지 못합니다. 

또 친구를 돕는 일 또한 이웃을 돕는 일과 무관해 집니다. 


따라서 광역사회에서는 공생관계의 수가 동일하다 하더라도 지역사회를 기준으로 공생관계를 분석하면 

이웃을 돕는 일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직장, 취미, 종교, 친구가 지역사회와 무관하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개인주의의 강화로 인해 개인의 공생성 자체가 약화된 측면이 적지 않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역사회 공생성이 약화된 것을 온전히 개인의 공생성이 약화된 것으로 등치시키는 것은 

사회 변화의 측면을 고려하지 못한 판단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