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약화되고 불편해진 지역 관계

지역이 강력했던 이유 

이익사회로 변화하는 가운데, 사람들은 자신과 공통분모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며 이를 기반으로 하위 공동사회를 만들어 왔습니다. 

과거 사회에 사람들을 묶어주는 공통분모는 혈연, 지연, 학연이 있었습니다. 

특히 혈연과 학연은 지역 안에서 이루어지던 개념이 강했습니다. 

친족이 일정한 지역에 모여 살았고, 지역 내 같은 학교를 다녔습니다. 

따라서 같은 지역이라는 공통분모는 학연과 혈연이라는 또 다른 공통분모로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사회는 이익사회로 변화한 측면도 많지만, 아직까지 공동사회의 면도 매우 많이 가지고 있는 사회입니다.  

이와 같은 한국 사회의 변화 속에서 공통분모 중 가장 영향력 있는 것은 아직도 혈연, 지연, 학연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연줄입니다.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는 이 세 가지 연줄이 매우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이는 혈연, 학연, 지연이 강력하게 상호 연결되어 있는 상태에서 서로를 묶어주는 매우 강력한 공통분모가 되기 때문입니다. 

지역이 약화되는 이유

하지만 이러한 개념 또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익사회로 진행되고 개인주의화될수록 혈연, 지연, 학연의 영향력은 더 이상 확대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연이라는 것은 정주 의식의 약화로 인해 점차 약화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과거에는 같은 지역에 산다는 것이 공통분모가 되어 상호 연결과 공생생활을 이끌어내는 데 유용했습니다. 

하지만 점차 학연, 혈연 등이 지역과 무관하게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지연만으로는 공통분모가 되기 어려워졌습니다. 

단지, 같은 지역에 산다는 것만으로 관계를 맺기에는 지역이라는 공통분모는 그 영향력이 현저히 약화되었습니다.  

이는 혈연, 학연 등 기타 공통분모가 더 이상 지연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즉 과거에는 혈연, 학연 등이 지연을 강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면, 

이제는 혈연, 학연이 지역을 벗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지연 또한 공통분모로써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중입니다. 

이처럼 지역에 대한 애착이 점차 약화될수록 지역성이라는 공통분모만으로는 

관계와 유대를 이끌어내는 공동 사회로 가기에는 부족해 보입니다. 

지역 기반을 왜 사람들이 불편해 하는가?

사람들이 현재 적응하는 방식은 이익사회를 기반으로 하되, 

그 안에 자신과의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의 교류를 통해 공동적 하위 그룹을 형성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공통분모를 통해 소통하고 관계하고 있으며, 그 소통과 관계 속에서 사람들과의 공생적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역 관계입니다.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지역성은 점차 약화되고 있는 개념입니다. 

즉 같은 지역이라는 것 외에는 다른 공통분모가 점차 약화되고 있기 때문에, 지역성 또한 점차 약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에 사는 사람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한 지역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타인과 관계 맺기에는 공통분모가 부족할 뿐 아니라, 

부족한 공통분모에 비하여 사람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정주의식이 점차 약해졌습니다. 

정주의식이 약해지고, 필요에 따라 지역을 선택하는 유목민적 이주가 더해지면서, 

지역에 대한 애착이 약화되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면서, 

같은 지역에 산다는 것만으로 서로 동질감을 느끼고 교류하도록 이끄는 동기는 예전에 비하여 약해졌습니다. 

이와 같이 지역성을 공통분모로 하여 관계를 맺고자 하는 동기가 약화된 상태에서는 

지역성 만으로 유대 관계를 맺는 것을 불편해 합니다. 

지역성 외에는 어떠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같은 지역에 있을 뿐 나와 어떤 공통분모가 있는지,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지, 나와 맞는 사람인지, 

혹 성향이 맞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이 관계 맺기를 주저하게 만듭니다. 

이는 지역성만으로 유대 관계를 맺도록 유도하는 것이 사람들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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