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의 인식’이 곧 전쟁터이다.

2010. 7. 27. 21:50모음집/복지포지셔닝

‘지역주민의 인식’이 곧 전쟁터이다.

 

손자가 말했다. 예로부터 전쟁에 능한 자는
먼저 적이 승리하지 못하도록 만전의 태세를 갖추고
이편이 승리할 수 있을 때를 기다렸다.
손자병법 군형편

 

 

지역주민의 인식을 점령하라
복지기관이 자신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바로 지역주민의 인식을 점령해야 합니다. 

즉 지역주민으로부터 ‘복지기관이 꼭 필요한 일을 한다.’는 공감을 획득해야 비로소 사명을 완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역 주민 누구나 복지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지역주민의 인식을 점령해야 하는 이유를 모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원론적인 이야기일 뿐입니다.

 

각론에 들어가면 말이 달라집니다.

지역 주민으로부터 필요성을 인정받고자 하는 것은 복지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여러분이 지역주민이라면 ‘지하철 건설’과 ‘복지기관 예산 지원’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하고 우선 필요하다고 판단하시겠습니까?

더군다나 경제 상황이 저성장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지자체의 예산과 자원이 한정되어 있다면 무엇을 먼저 선택하겠습니까?


여러분이 지역주민이라면 ‘학교 통학로 개선’과 ‘복지기관 예산 지원’ 중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재건축 지원’ VS ‘복지기관 예산 지원’

‘육교 신설’ VS ‘복지기관 예산 지원’

‘문화센터 신설’ VS ‘복지 예산 지원’

지역주민 누구나 복지 사회의 필요성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 외에도 필요한 것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필요하다고 다 존재이유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필요한 것 중에서도 우선순위가 높아야 비로소 존재이유가 생기는 법입니다.

즉 지역주민의 인식 속에서 더 높은 필요성, 더 높은 우선순위를 차지하는 전쟁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백번 양보해서 복지기관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을 획득했다 해도 그것이 바로 복지계의 역할을 보장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노인복지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노인복지 예산 지원의 필요성을 인정받아 노인복지 예산이 늘어나면 자동적으로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늘어납니까?

아닙니다. 노인복지가 확장될수록 새로운 주체가 너도나도 진출합니다.1


지역주민은 복지의 필요성이 높아지면 누구에게 일을 맡길까 궁리합니다.

복지라 해서 반드시 사회복지사만 해야 한다는 당위가 성립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이야 말로 마케팅 근시입니다.

 

우리 사회는 오히려 누구든 상관없이 효율적으로 일 처리할 수 있다면 어떤 직업군이든 가리지 않고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기존 직업군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아예 새로운 직업군을 만들어서라도 효율성을 높이고자 할 것입니다.2

 

결국 예산 지원의 우선순위를 두고,

각 영역별로 누가 주체가 되어야 하는가를 두고,

지역주민의 인식을 점령하기 위한 전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복지는 지역주민으로부터 꼭 필요한 일을 한다는 인식의 고지를 점령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복지계는 이 일을 위한 가장 적합한 주체라는 인식의 고지를 점령해야 합니다.

이렇게 지역주민의 인식의 고지를 점령하면, 그 결과가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지역주민으로부터 꼭 필요한 일을 한다는 인식을 확보하면,

그로써 나타나는 결과가 정책 우선순위의 상승이요, 해당 영역의 주체로서 인정받는 것이라 보아야 합니다.

결국 우리의 전쟁은 인식의 싸움입니다.

 
자! 이제 보이십니까?

우리가 집중해서 싸워야할 복지 전쟁터는 어디입니까?
바로 지역주민의 인식입니다.

  1. 노인요양 분야가 발전하자 의료계, 간병계가 새로운 주체가 되어 진출하였습니다. [본문으로]
  2. 요양 분야가 발전하면서, 사회복지사보다는 기술전문가를 따로 양성하여 투입하는 방식이 현실화되었습니다. 바로 요양보호사입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