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체계의 전통과 지식

2013. 3. 28. 08:00모음집/복지와 생태

'이사 왔으면 떡 돌려야지.' 

'찾아오는 손님(장사꾼도)은 절대 빈손으로 돌려보내지 마라.'

'우리 기관은 신입 직원이 오면, 지역 데리고 다니며 인사시켜주지.'

'우리 동네에는 저 분이 대장이야. 저 분 한테 잘 보여야 해.'

'우리 모임은 포옹 인사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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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잇 부족은 복잡한 제사와 의식을 매우 중시한다 합니다. 

이는 부족에서 계승되는 전통과 지식인데, 

외부인의 시선으로 보면 큰 의미가 없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누잇의 복잡한 제사와 의식이 

순록을 잡는 빈도를 조절할 뿐 아니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순록의 수를 통제하는 기능을 발휘합니다. 


즉 순록을 무분별하게 남획하여 순록을 멸종시키는 경우를 방지할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이누잇 부족 스스로를 생존케 하는 지혜가 담겨있는 셈입니다. 


어쩌면 이누잇의 제사와 의식이 복잡해진데에는 

과거에 순록을 과도하게 사냥하여 부족이 위험에 빠졌던 경험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이 경험을 기억하고 학습함으로써 

이누잇 부족 만의 복잡한 제사와 의식이 만들어졌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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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생태계의 작동 원리를 모두 이해하지 못합니다. 

생태계 전체를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생태계의 일반 지식을 갖고 있다 해도,

구체적인 생태계로 들어가면 특수성에 따라 이해하고 접근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구체적 생태계에 일반적 생태계의 원리로만 들이대면

오히려 생태계를 교란하는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릅니다. 


반면 특정 생태계에 전해내려오는 전통과 지식은 

우리의 지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렵고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워도,

해당 생태계의 특수성을 오랜 기간 경험하고 체득하여 반영한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생태계를 단위로 접근할 때에는 

해당 생태계에서 전해내려오는 전통과 지식을 존중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이것이 해당 생태계를 이해하고 부작용을 줄이고 구성원도 편하게 받아들이는 접근 방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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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구체적인 생태체계는 특수성을 가집니다. 

생태체계 마다 특별한 작동원리를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며,

구성원 또한 해당 생태체계에 적합한 전통과 지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는 오랜 기간 동안 공진화한 결과로 만들어진 산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사업가가 해당 생태체계가 가진 전통과 지식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반 이론으로 재단하고 실천한다면 
이는 오히려 생태체계를 교란하는 행위일 수 있습니다. 

사회사업은 생태체계를 대상으로 합니다. 
하지만 사회사업 실천은 언제나 구체적인 생태체계를 대상으로 합니다.  
구체적인 생태체계는 일반성도 있으나 특수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사회사업을 하려면 해당 생태체계의 전통과 지식을 여쭈어야 합니다.  
그리고 전통과 지식을 존중해야 합니다. 
이 전통과 지식을 반영하여 사회사업을 모색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이것이 생태체계에 적합한 방법이며, 생태체계의 교란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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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떡 전통의 현대화(?) 



  1. http://content.lib.washington.edu/cdm4/item_viewer.php?CISOROOT=/alaskawcanada&CISOPTR=2378 [본문으로]
  2. 이미지 출처)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6988538 [본문으로]
  3. 참조) 그림으로 이해하는 생태사상, 김윤성, 권재준, 개마고원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