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과 반성이 없는 근본 문제가 아닐까

2015. 12. 3. 22:23살며 생각하며


사진 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24399


예전에 직장이란 평생 직장이었고, 

평생 함께 하는 사람은 '가족'과 다름 없었다.


'직원'을 모집하면서 '가족 모집'이라 하였고,

입사하는 직원도 '가족'이 되는 것처럼 인식하고 행동했다. 


하지만 이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직장은 단기 직장일 뿐이고,

이익에 따라 거래하는 '계약'으로 바뀌었다. 

입사하는 직원도 계약으로 인식하고 행동한다. 


#


세상에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한지 오래지만,

여전히 깨닫지 못한 사람이 있다. 있는 정도가 아니라 많다. 

나 또한 예외일 수 없다. 


몸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살지만, 

인식은 여전히 '직원은 곧 가족' 시대에 머물러 있으니 


신입직원에게 애인 있는지 서슴없이 물어보고,

휴일에도 불러내 산에 가자하고, 

휴가계를 내면 어디가는지 왜 가는지 물어본다. 


행여 직원이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달라고 하면, 

가족으로서 못 물어볼 것을 물었냐며 오히려 질책하고,

가족이 되기엔 매몰차고 차가운 사람이라며 비난한다. 


그래 놓고 가족이 될 직원을 일용직, 계약직으로 뽑는다. 

그렇게 강조하는 가족을.... 

어찌 일회용, 기간제로 뽑을까.


누가 봐도 자기 모순이다.



우리 모두 2015년 동시대를 살지만, 

급변기를 거치다 보니

각자 의식이 머물러 있는 시대가 다르다.


일제 식민지 시대에 머물러 있는 사람.

전쟁 시대에 머물러 있는 사람.

쿠데타 시대에 머물러 있는 사람.

형식적 민주 시대에 머물러 있는 사람.

세계와 연결된 네트워크 시대를 사는 사람 등등. 


#


한번 자리잡은 의식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에서는 

자기 유리한 일부만 수용해놓고

마치 전체를 갱신한 것인양 오판해 버린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부단한 성찰이 없으면 의식은 옛 것에 더 고착되기 쉽다.

성찰과 반성에 게으를수록 옛 패러다임에 머문다. 


결국 말하고 행동할 때마다 내적 모순이 드러난다.


곳곳에서 파열음이 일어난다. 

낡은 옷에 새 조각을 기웠으니 

어찌 옷이 찢어지지 않겠는가.


#


심각한 문제는 

성찰과 반성이 없을수록

자신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깨닫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는 점이다.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모른다는 점이다. 

그럴수록 자신만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선봉에 있다고 오판한다.


자기 오판이 강할수록 

자신만이 옳다 확신하고 더 과감하게 행동한다.

더 떳떳하고 당당하게 자기 모순을 드러낸다. 


심지어 깨달은 사람의 주장을 세상물정 모르는 주장이라 여기고,

깨달은 사람의 행동을 질서에 반하는 행동이라 규정하고 억압한다.


후안무치가 극에 달하지만, 

성찰과 반성에 게으른 본인은 이를 알 수 없다. 


#


출처와 정확한 내용은 모르겠으나, 

외국인이 한국을 보고 지적한 말이 생각난다. 


'한국에서는 타인을 비판하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으나

자신을 성찰하고 반성하는 이야기는 거의 듣지 못했다.'


개인부터 대통령까지 성찰하고 반성하지 않는데 

갱신이 이루어질리 없고,

밝은 미래가 오기 어렵다. 


현재 위기는 단지 정권 차원의 말단의 문제일까?

아니면 빈약한 가치, 철학, 윤리, 도덕이 

개인 차원까지 깊게 자리잡은 근본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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