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이상한 관리자, 이상한 직원

2011. 6. 10. 09:00푸른복지/복지와 경영


이상한 사람만 모인 조직


직원과 만나 이야기를 나눕니다. 

'우리 기관장님은 이~상한 분이예요. 

이럴 때 이렇게 하라, 저럴 때 저렇게 하라 하세요. 이랬다 저랬다 하세요. 이상한 분이예요.' 


이번에는 기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눕니다. 

'우리 직원들은 이~상해요.

이럴 때는 저렇게 하고, 저럴 때는 이렇게 해요. 도대체 종잡을 수가 없어요. 이상해요.'


직원의 이야기를 듣고, 

기관장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 기관은 이상한 사람만 모인 조직입니다. 



http://farm4.static.flickr.com/3472/3800788321_7a2148edd7_o.jpg






이상한 사람들이 모여 목표를 통합? 


앞 글에서 구성원과 조직의 목표를 통합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참조 : http://blog.daum.net/welblog/277


그런데 이렇게 서로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구성원과 조직의 목표를 통합한다?


이것이야말로 정말 이상한 개념입니다. 

만약 이상한 사람들끼리 모였는데

정말로 구성원과 조직의 목표를 통합해냈다면....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



도대체 왜 서로가 이상한 사람이라 여길까요?







비전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조직에 가면 자주 여쭙는 것이 있습니다. 


"기관장님! OOO 직원분의 비전이 무엇인지 알고 계시나요?"

"OOO 직원님! 기관장님의 비전이 무엇인지 알고 계시나요?"


이렇게 여쭈면, 대부분은 당황하십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음... 저 분의 비전은.... 무엇무엇무엇인 것 같아요." 말씀하십니다. 


확신이 없습니다. 

대부분 무엇무엇인 것 같다고 표현합니다. 

확신에 차서 답하지 못하고 추측 식으로 표현합니다. 


물론 본인이 아니니 조심스러움의 표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심스러움보다는 좀 더 근원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추측식의 표현을 하는 대다수의 경우는 

다른 구성원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들어본 적이 없으니 알지 못하고, 

알지 못하니 추측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단편적 정보로 조합해서 판단


그렇다면 어떻게 다른 구성원의 비전을 추측할까요?


보통은 평상시 업무를 하면서 얻는 

상대방의 단편적인 정보를 가지고 

상대방은 이럴 것이다, 이런 것을 추구하고 있나 보다 하고 추측해 버립니다.  


즉, 직원은 기관장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진지하게 들어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보통 결재 받으면서 단편적으로 주어지는 의사결정을 조합해서 

기관장의 비전을 추측합니다. 


이는 기관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원의 비전을 어떻게 추측하느냐하면, 

회의 시간에 직원이 내는 의견, 결재 시 올라오는 서류 내용 같은 단편적 정보를 토대로 

직원의 비전을 추측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단편적 정보로 상대를 조합하고 추측하면 

어떤 모습의 사람이 나올까요?


맥락 없이 단편적 정보로 상대방을 조합하면 

당연히 이상한 사람이 됩니다.  


이 때에는 저 의견을 내고, 저 때에는 이 의견을 내니 

이를 조합하면 당연히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문제는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기관장은 직원을 이상한 사람 취급하고,

직원도 기관장을 이상한 사람 취급합니다. 


이런 곳에서는 결코 목표의 통합을 이룰 수 없습니다. 

상대방이 무슨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조차 추측해서 조합하는 조직에서 

통합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상대방의 단편적 정보를 가지고 조합하면 당연히 이상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조직 문화 속에서는 통합을 이룰 수 없습니다. 








진지하게 체계적, 구체적으로 비전을 들어라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상한 조직이 되지 않을까요?

어떻게 해야 서로 비전을 공유하고 목표를 통합할 수 있을까요?


추측하지 말아야 합니다. 

단편적인 정보를 가지고 상대방을 이상한 사람으로 조합하지 말아야 합니다. 


결론은 간단합니다. 

상대방에게 자신을 설명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진지하게 충분히 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을 내부 강사로 초청해 보십시오.

그리고 상대방의 비전을 설명해 달라고 요청해 보십시오.  


그러면 넉넉한 시간을 받은 상대방은 

자신의 비전 혹은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나름대로 논리적, 체계적,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입니다. 


이 시간을 통해 

듣는 사람들은 구성원의 비전을 충분히 들을 수 있습니다. 

단편적 정보로 사람을 추측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전체 맥락을 들을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 이런 기회를 가지면, 

상대방은 이상한 사람이라는 혐의에서 벗어납니다.  

(물론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


즉 항상 단편적으로 들어 이상하게 보였던 사람들이 

비로소 맥락을 가지면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기회가 구성원에게 주어져야 합니다.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해서 

구성원과 조직의 목표를 통합해야 합니다. 


간단합니다. 

직접 물어보아야 합니다. 

직접 들어보아야 합니다. 


"선생님! 선생님의 꿈과 비전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이것이 조직 통합을 위한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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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복지관에서 일할 때 

직원 스터디 모임을 운영했었는데.. 

그 때 강사로 기관장님을 초청했습니다. 


충분한 시간을 드리고, 

기관장님의 비전을 체계적,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사 

부탁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기관장님의 비전이 총체적으로 보였습니다. 

큰 그림이 보였습니다. 

왜 이전에 그런 의견을 주셨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상한 직원과 이상한 관장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듣지 않아서, 기회를 드리지 않아서 이상하게 보인다면, 

이는 스스로 아까운 기회를 놓치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