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극상과 공생의 모습

2013. 3. 5. 08:00모음집/복지와 생태

만약 안정적 생태계였던 어떤 소나무림에서 

산불이 일어나면 

원래 식생인 소나무림으로 '복원'을 시도할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소나무림으로만 회복해야 하는 것도 아니며, 

소나무림 외에도 다른 수종으로도 생태계는 안정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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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보기로 

2000년 발생한 동해안 산불의 경우 

이 때 주요 수종은 소나무림이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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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산림청은 다시 소나무를 조림하는 방법으로 

인공 조림 복원을 시도하였고, 

극히 일부에서만 자연복원을 시도하였다. 


그런데 자연복원지에서는 

주요 수종3이 침엽수림 대신 활엽수림(참나무숲 등)으로 바뀌었다. 


같은 기후와 지역에서 3%에 불과했던 활엽수가 

자연복원 이후 우점종4으로 등장한 것이다.  


그렇다고 생태계가 불안정한 것도 아니다.  

생물다양성 및 생물량 등에서도 매우 안정적 생태계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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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복원 및 극상은 

기계적으로 이전 상태로의 회복 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도 생태계의 안정을 이룰 수 있음을 포함한다.  


이처럼 동일한 기후, 지역 내에서도 극상이 다양할 수 있음을 

생태학에서는 다중극상(polyclimax)6으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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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극상 양상은 우리 사회에도 유사해 보인다.  


부부 갈등으로 가족생태체계가 불안정해지고 이로써 자녀 또한 불안을 느낄 경우

이를 안정시키는 방법은 

부부 관계 회복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혼을 통해 안정된 한부모가족을 이루는 것 또한 

다양한 방법 중 하나일 수 있다. 


사회가 복잡하고 다양해지면서 

전통적 모습 뿐 아니라 

이전에는 쉽게 보기 어려웠던 모습 또한 대안으로 인정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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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다중극상을 가진다면

생태체계의 공생성 또한 다양한 극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공생의 전통적 모습 뿐 아니라  
특히 최근 나타나는 '약한 연결' 속의 '느슨한 공생' 또한 
공생 극상의 한 형태일 수 있겠다.  

이처럼 사회변화에 따라 
공생의 다중극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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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나무림 70%, 혼합림 27%, 활엽수림 3% [본문으로]
  2. 출처) 국가기록원 나라기록 http://contents.archives.go.kr/next/content/listSubjectDescription.do?id=004931&pageFlag=A [본문으로]
  3. 우점양상이 소나무림에서 활엽수림으로 바뀜. [본문으로]
  4. 식물 군집 안에서 가장 수가 많거나 넓은 면적을 차지함. [본문으로]
  5. 참조) 동해안 산불지역 생태계복원에 관한 연구 결과, 환경부 보도자료, http://www.me.go.kr/web/286/me/common/board/detail.do?boardId=notice_02&decorator=me&idx=81995 [본문으로]
  6. 또는 다극상 등으로 부르기도 함. 참고로 하나의 극상은 monoclimax로 부른다. [본문으로]
  7. 참조) 그림으로 이해하는 생태사상, 김윤성, 권재준, 개마고원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