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진화 그리고 사회사업 : 로트카-볼테라 방정식

2013. 3. 12. 08:00모음집/복지와 생태

피식자와 포식자의 상호작용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단기적으로는 피식자가 일방적 승리자로 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포식자를 일방적 승리자라 볼 수 없습니다.


피식자와 포식자는 상호작용하며 이로써 상호적응하는 공진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공진화는 어느 정도의 시간차를 두고 일정한 진폭으로 진동하는 형태로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다음은 늑대와 양의 공진화 양상입니다. 

로트카 볼테라 방정식1



양이 풍부해지면 
양을 잡아먹는 늑대의 개체수가 늘어납니다. 

늑대의 개체수가 늘어나면 양의 개체수가 줄어드는데, 
양의 개체수가 줄어들면 늑대 또한 개체수가 줄어듭니다.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늑대의 개체수가 많이 줄어들면
양은 생식을 통해 개체수를 늘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다시 양의 개체수가 늘어납니다. 
이는 다시 늑대의 개체수가 늘어나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와 같은 순으로 상호작용은 상호적응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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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예로 영양과 치타의 관계로 살필 수 있습니다. 

치타는 생존을 위해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의 영양을 잡아먹습니다. 
그 과정에서 영양은 상대적으로 속도가 빠른 영양이 살아남아 영양의 평균 속도가 빨리집니다. 
영양의 평균 속도가 빨라지면, 이러한 영양의 진화에 따라 치타의 평균 속도 또한 높아집니다. 

결국 영양의 평균 속도는 높아졌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치타의 평균 속도도 높아졌기 때문에 
영양과 치타의 상대속도에는 변화가 없어집니다. 
 
이것이 공진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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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체계 내 당사자와 환경의 관계는 분리되어있지 않습니다.  
상호작용하며 공진화합니다.   

특정 시점의 특정 부분만 보았을 때는 
사회사업 개입의 필요성이 현저해 보인다 해도,  
생태체계 내 공진화 과정으로 보면 개입의 필요성이 줄어들거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위에 양의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시기에 
양만 따로 떼어 보면 
양을 보존해야 하는 인위적 개입이 절실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진화하는 전체 맥락 속에서 특히 늑대와의 관계성 속에서 보면 
오히려 인위적 개입은 공진화 사이클을 교란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또 만약 사회사업 개입이 생태체계를 단위로 살피지 않고,
당사자를 분리하여 개입한다면, 
초기에는 개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당사자의 변화는 생태체계의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생태체계의 변화가 최초의 개입을 무력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변화는 생태체계의 변화를 거쳐 나타나기 때문에 
시간차가 발생하며, 
시간차로 인해 개입의 효과를 측정하는데 있어 무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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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업은 생태체계를 대상으로 합니다. 
생태체계는 공진화합니다. 
따라서 사회사업은 생태체계를 단위로 살피고, 개입하고, 평가합니다.
특히 공진화 과정을 고려합니다.

사회사업 개입이 자칫
생태체계의 공진화 사이클을 교란하는 것은 아닌지, 
지금 당장의 변화가 생태체계와 그 구성개체에까지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지 신중히 고려합니다. 

물론 생태체계 전체를 완벽히 살피거나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쌓은 생태체계 지식 안에서라도 특히 공진화 과정을 신중히 고려하여 
생태체계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개입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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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ttp://netwar.files.wordpress.com/2007/07/wolfsheep.jpg [본문으로]
  2. 이미지 출처) http://upload.ngckorea.com/NewEditerImg/201302/20130228/PCMP8BBX2T7JPMTOG61N.jpg [본문으로]
  3. 참조) 그림으로 이해하는 생태사상, 김윤성, 권재준, 개마고원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