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링의 레질리언스와 panarchy

2013. 4. 9. 08:00모음집/복지와 생태

* 홀링의 이론은 나름대로 공부한 것이지만, 잘못 이해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잘못된 부분 말씀해 주시면 공부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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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링은 1973년 Resilience 즉 복원성, 탄력성, 회복탄력성의 개념을 발표합니다. 

사회사업에서도 최근 들어 널리 사용하는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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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체계는 적응순환주기(전문순환-안정성, 후면순환-탄력성)를 가지는데, 

다음 그림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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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순환에 대한 글 '생태계의 안정성, 탄력성, 적응주기'를 참조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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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체계는 위계를 가집니다.  


그런데 홀링은 위계를 나타내는 hierarchy 대신 panarchy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이는 hierarchy가 가지고 있는 연상 때문입니다. 


보통 위계를 떠올리면 

상위체계가 일방적으로 하위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연상이 강합니다. 


'환경 속의 인간'의 연상 또한 유사합니다. 

환경은 고정되어 있고, 환경이 일방적으로 인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인간은 환경에 일방적으로 '적응'하고 '진화'해야 한다는 연상이 강합니다.  


하지만 홀링은 상위체계와 하위체계는 상호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강조하기 위해서는 일방적 연상이 강한 hierarchy 대신

panarchy라는 용어를 새롭게 정의하여 설명합니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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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적 위계에서 

하위체계는 작고 빠릅니다.

상위체계는 크고 느립니다. 


작고 빠른 하위체계는 해체 단계를 지나면서 상위체계에 충격(revolt)을 줍니다. 

즉 상위체계의 해체 단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반면 크고 느린 상위체계는 성공적으로 안정을 이룬 기억(remember)을 하위체계에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하위체계는 재조직하고 성장하는 단계로 진입합니다. 

즉 과거 유사한 위기에 대한 기억이 축적되면서 재조직에 성공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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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점에서 

하위체계는 일방적으로 상위체계에 적응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위체계와 상위체계는 적응순환에 따른 자기생성(자기조직화)을 하면서도

동시에 panarchy의 상호작용(타자조직화)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로 공진화(coevolution)의 측면을 가집니다. 


같은 요소로 구성된 두 생태계라 하더라도

하위체계와 상위체계의 자기생성과 상호작용은 다르기 때문에

그 결과 또한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5


따라서 하위체계는 상위체계와의 관계성을 배제한 채 이해할 수 없으며,

하위체계와 상위체계의 구조접속에 따른 상호작용을 이해해야

비로소 체계의 자기생성과 공진화의 양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홀링의 panarchy라는 구조접속은 

체계가 자기생성을 유지하며 공진화하는데 

필수 전제가 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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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러한 panarchy 구조가 어떠한 이유로든 끊어지면 

즉 분리되면 어떻게 될까요?


하위체계와 상위체계는 공진화에서 벗어나 별도의 체계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충격 또는 기억의 유입이 줄어들면서 적응순환이 약해지거나 무너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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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사회사업 관련하여 여러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 생태체계에서 당사자 체계를 분리하여 당사자만 돕는다면 어떻게 될까?


당사자 체계를 분리하면 구조접속이 끊어지므로

당사자를 제외한 생태체계는 별도로 진화합니다. 

당사자 또한 분리된 생태체계와 별도로 진화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당사자체계는 분리된 생태체계와의 이질감이 높아집니다. 

결국 당사자 체계의 자기생성이 약화되거나 해체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분리된 생태체계 또한 당사자에 대한 수용성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 당사자 체계를 분리하되 복지체계에 구조접속시키면 어떻게 될까?


당사자 체계와 복지체계와의 구조접속이 이루어지므로

두 체계에서 공진화가 일어납니다. 

당사자 체계는 복지체계에 대한 기억을 축적하기 때문에  

당사자체계는 더욱 복지체계에 적합한 형태로 진화하고,

복지체계 또한 당사자체계의 요구에 더 적합한 형태로 진화합니다. 

 

결국 분리된 생태체계로부터 이질감은 더욱 심해지고,

이로써 당사자체계는 더욱 복지체계에 강하게 접속합니다. 

복지체계와의 접속은 더욱더 공공해 지면서도,

당사자체계는 생태체계와의 구조접속에서 계속 멀어지는 셈입니다. 



- 당사자 체계와 접속이 공고해진 복지체계는 어떻게 될까?


당사자 체계로부터 구조접속이 공고해질수록

복지체계 내부의 수용능력이 한계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체계 외부로부터 에너지 유입을 더욱더 요구하게 됩니다. 

복지체계 자체의 힘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복지체계가 계속 더 많은 에너지를 외부에서 들여올수록,

당사자 체계는 더욱 복지체계에 구조접속이 공고해집니다. 

이는 다시 더 많은 에너지를 들여와야하는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악순환이 커지는 셈입니다. 


- 복지체계는 무한한 에너지를 들여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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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체계는 사회경제체계 안의 어디쯤에 구조접속 되어 있으며,

사회경제체계는 생태계 안의 어디쯤 구조접속 되어 있습니다. 


복지체계가 사회경제체계로부터 많은 에너지를 들여올수록

사회경제체계는 생태계로부터 더 많은 에너지를 들여와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사회경제체계를 이끄는 방식은 

생태계 자체를 파괴하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더 이상 생태계 자체를 훼손하면 모든 체계가 연쇄적으로 붕괴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따라서 사회경제체계 또한 전환할 것입니다. 

무한한 성장 중심에서 절제로 전환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복지체계 또한 절제로 전환해야 합니다. 


문제는 당사자체계가 복지체계에 공고하게 구조접속되어 있는 경우

파열음이 매우 커질 것입니다. 


문제를 초래한 사고방식으로는 

해결책을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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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ttp://en.wikipedia.org/wiki/C._S._Holling [본문으로]
  2. http://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016328710001059 [본문으로]
  3. 참조) 생태경제학 산책 : 방법론, 비전, 지속가능성, 조영탁(한밭대학교) [본문으로]
  4. http://www.peopleandplace.net/media_library/image/2008/12/19/panarchy [본문으로]
  5. 이러한 이유에서 다중극상을 가질 수 있습니다. [본문으로]
  6. http://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169555X06003436 [본문으로]
  7. 참조) 그림으로 이해하는 생태사상, 김윤성, 권재준, 개마고원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