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의 내부구조 그리고 자율성과 자생성

2013. 5. 7. 08:00모음집/복지와 생태

(개방)체계는 환경과 구조접속 되어 있습니다. 

환경과 에너지, 물질 등의 교환 관계를 가집니다. 


 


그런데 개방체계라 하여 모든 측면에서 열려있는 것은 아닙니다. 


경계는 두 가지 기능을 하는데, 

에너지 또는 물질 등을 교환하는 기능과 함께

다른 하나는 체계를 보호하는 기능입니다. 


체계가 개방성을 가진다는 뜻은 경계의 교환 기능에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그렇다면 체계를 보호하는 기능 즉 폐쇄성은 어떤 의미일까요?


체계를 보호한다는 것은 

체계의 구조를 보호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체계의 개방성으로 에너지와 물질을 받아들이되, 

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는 체계의 폐쇄성인 구조에 따라 결정됩니다. 





예를 들면 사람은 인지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지구조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따라서 같은 정보를 제공한다 해도

인지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해석이 달라지고

대처도 달라집니다. 


'너무 예쁘다!'는 정보를 제공해도

누군가는 비꼬는 것으로 받아들여 화를 내고

누군가는 칭찬으로 받아들여 감사하듯 말입니다. 


이는 개방성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되,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대처할 것인가는

내부 인지구조가 결정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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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환경은 섭동1인 동시에 조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체계는 환경이 제공한 조건 범위 속에서 변화합니다. 


예를 들면 경로가 하나만 주어진 환경 조건에서의 섭동은

체계로 하여금 해당 경로로 움직이도록 조건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체계는 주어진 유일한 경로로 움직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여 체계가 이를 해석하고 어떤 방향으로 반응할 것인지

판단하는 과정 자체가 없다 할 수 없습니다. 


사람은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맞닥들이면

상황에 떠밀려갑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자포자기하여 떠밀리는대로 놔두고,

누군가는 저항하여 작은 생채기라도 내려 합니다. 

누군가는 그 안에서 의미를 찾고 기회를 찾으려 합니다. 


우리는 자포자기, 합리화는 부정적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변화를 시도하면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긍정과 부정적 평가와 상관없이

그 자체로도 내부 구조를 거친 결과라 보아야 합니다.  


정리하면 

환경의 섭동과 조건 속에서도 

체계가 이 섭동을 어떻게 해석하고, 자신을 어떤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반응할 것인지는 

내부 구조가 최종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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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 내부 구조가 변화의 방향을 최종 결정한다는 의미는

체계의 자율성을 전제로 하며,  

체계의 자율성에 따라 

자기생성으로 대응하며 방향을 최종 결정하는 셈입니다. 


만약 체계의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체계의 자기생성도 없고, 

오직 타자조직화만 있는 존재로 전락합니다. 

이는 생명, 삶의 특성을 잃는 것입니다. 


희망과 시도도 생명과 삶의 특성이지만, 

좌절도, 포기도, 절망도, 합리화도 생명과 삶의 특성입니다. 


생명과 삶이 없다는 것은 

좌절과 포기가 아닌 

아무런 반응도 없는 것 즉 무반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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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업은 생태체계를 도모하고, 

생태체계의 구성요소는 사람입니다. 


사회사업은 기계와 같은 체계와 관계하는 것이 아닙니다. 

생명을 가진 사람과 관계하는 활동입니다. 


사람은 자율성을 가진 존재이고, 

환경의 자극과 조건에서도

자기생성 즉 자생하는 존재입니다. 

자율성과 자생은 생명의 특징이요, 속성입니다. 


이는 누구도 대신할 수도 없으며,

누군가 이를 대신하면 자율성을 잃고, 자기생성도 잃습니다.  

생명으로서, 삶으로서 마땅히 가져야 하는 속성을 잃는 것입니다. 


만약 사회사업이 당사자의 상황이 안타깝다 하여 당사자의 자율성과 자생성을 훼손하기 시작하면

당장에는 원하는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빠르고 유리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생명으로서의 특징인 자율성도, 자생성도 약화시키는 행위입니다.  

결국 환경에 일방적으로 휩쓸려 떠다니는 마치 죽은 존재로 전락시키는 행위입니다. 


변화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당사자여야 합니다. 

당사자의 자율성과 자생으로 결정해야 합니다. 


자율성과 자생성은 사회사업이 반드시 보장해야 하는 전제 가치입니다. 

자율성과 자생성을 보장하지 않으면 공생도 이룰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공생이란 자율성과 자생성을 가진 두 개체 이상이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인데, 

개체가 자율성과 자생성을 잃으면 '생'을 잃는 것이므로 공생도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자율성과 자생성은 사회사업에 한정되는 가치가 아닙니다. 

생명과 삶을 보장하는 것은 사회사업 뿐 아니라 모든 인간 활동에서 최우선 적용해야 하는 대전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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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외부에서 주어지는 동요를 섭동이라 하며, 내부에서 주어지는 동요를 요동이라 합니다. [본문으로]
  2. 이미지 출처)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ekim321&logNo=20108747802&redirect=Dlog&widgetTypeCall=true 재인용 (원본 http://blog.naver.com/j08028/70019266341 사라진 게시물) [본문으로]
  3. 이미지출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102983 [본문으로]
  4. 참조) 앎의나무, 움베르또 마뚜라나, 프란시스코 바렐라, 갈무리 [본문으로]
  5. 참조) 시스템학, 박창근, 범양사출판부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