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성 실패와 루브 골드버그 장치

2013. 9. 4. 08:00모음집/복지와 시스템


다음은 루브 골드버그 장치의 개념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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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렛대를 발로 눌러 돌을 던지고, 양팔 저울에 돌이 담기면 선풍기 스위치가 켜지고 등등.... 

결국 이를 통해 텔레비전 전원 스위치를 누르는 작업을 한다. 

이것이 루브 골드버그 장치다. 


복잡한 단계를 거치지만 결국 단순한 작업을 한다는 내용으로 풍자 만화를 그린

루브 골드버그 이름을 따서 위와 같은 장치를 루브 골드버그 장치라 부른다. 


다음은 루브 골드버그 장치를 실제로 설치하고 실행한 동영상이다.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단계를 거치지만 결국 플레이스테이션3를 켜는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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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는 하위 체계로 구성된다. 

체계가 바르게 기능하기 위해서는 체계 내부 커뮤니케이션 매체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져야 높은 총체성을 유지할 수 있고 비로소 체계가 바르게 기능한다. 

총체성이란 상호 모순, 충돌하지 않는 낮은 수준 뿐만 아니라 
각 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높은 상호성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 

오케스트라에 비유한다면 
각 연주자가 내는 음이 서로 충돌하지 않을 뿐 아니라 
더욱 적극적으로 상호 조화를 이루는 것. 
이러한 상태를 총체성이 높다 말할 수 있다. 

문제는 체계 내부 구성이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면서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점차 총체성이 떨어진다. 
총체성, 상호성이 떨어지면서 각 체계별로 자체 논리에 따라 마치 독립된 별개의 체계처럼 움직인다.

이와 같이 하위 체계가 개별로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만 발전하면
오히려 총체성을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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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업을 예로 들면
사회사업이라는 체계를 잘 운용하기 위해서는 
사회사업의 목적에 따라 하위 체계가 커뮤니케이션하며 총체성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사회사업의 목적과 상관없이 하위체계가 별개로 운영된다. 

하위체계 중 하나인 사회사업 교육기관(대학)도 그러하다. 
사회사업 실천에 기여한다는 목적보다는 학술적 논리 무결성을 우선 추구함으로써 
사회사업 내용 보다는 제한된 범위 내 형식적 무결점 만을 추구하는 연구 결과가 쏟아져 나온다.  
논리적 완성도는 높으나 현장에 어떤 실용성을 주는지는 의문스러운 논문이 쏟아져 나온다.

하위체계 중 하나인 사회사업 실천 또한 그러하다.
사회사업 실천의 총체성 보다는 
면접, 사정, 계획, 실천, 사례관리, 네트워크, 평가 등을 개별 과정으로 따로 떼어 
개별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마치 루브 골드버그 개념도에서 저울이 얼마나 유연하게 잘 작동하는가에만 
관심을 두는 식이다.

각 하위 체계가 마치 개별 체계인듯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동하지만,
이것이 최종 반영되는 현장에서는 조화를 기대하기는 커녕
서로 모순되고 충돌하는 상황이 극심해진다.  

결국 개별로 보면 완성도 높은 하위 체계들이 모여 매우 복잡하게 연결되지만, 
총체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수행하는 결과는 매우 단순한 성과 밖에 수행하지 못한다. 

각 단계별로 온갖 서류와 완성도 높이는 작업을 수행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 이루는 성과라는 것은 매우 단순하고 간단한 일 밖에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개별 단계의 완성도가 높다고 자랑한다면, 
논리적 형식에 빠져 최종 내용이 사라지는 것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셈이다. 

이는 총체적으로 이해하지 못한 채 
자기 영역에만 매몰된 천재들이 만들어내는 지극히 낮은 수준의 결과다. 

마치 루브 골드버그 장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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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미지 출처 : http://www.pxleyes.com/photoshop-contest/4530/rube-goldberg.html [본문으로]
  2. 참조) 인간의 인간적 활용 : 사이버네틱스와 사회, 노버트 위너, 텍스트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