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전백승은 선중의 선이 아니다

2010. 7. 13. 20:19모음집/복지포지셔닝

백전백승은 선중의 선이 아니다


따라서 백전백승이 결코 최상의 방법은 아닌 것이다.

손자병법 모공편 是故百戰百勝(시고백전백승) 非善之善者也(비선지선자야)

 

 

백전백승이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흔히 ‘장수’의 역할은 싸워서 승리를 쟁취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직 승리만을 향해 달려가는 자야말로 진정한 장수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손자는 다른 주장을 합니다.

백전백승이 결코 최상의 방법이 아니라고 선언합니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니요?

장수란 승리를 위해 존재하는 법입니다.

백번 싸워 백번 이겼다면 크게 칭찬해도 모자랄 지경인데, 최상의 방법이 아니라고 폄하하다니요?

손자는 왜 이렇게 이야기했을까요?

 

손자는 전쟁의 목적과 이를 통해 얻을 것을 정확하게 계산한 사람입니다.

목적과 얻을 것을 생각하니 백전백승이 최상의 방법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화가 난 학생 둘이 대치하고 있습니다. 싸우기 일보 직전입니다.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서로 눈을 부라립니다.

기 싸움을 하던 중 한 명이 먼저 달려듭니다.

드디어 싸움이 시작됩니다.

 

한 명이 먼저 상대편의 눈을 때리고 얼굴을 때립니다.

상대방은 몇 대 맞더니 겨우 상대방을 붙잡았습니다.


이제 동네 개싸움이 됩니다.

영화처럼 ‘아뵤~’하는 장면은 사라지고 둘 다 뒤엉켜 운동장 바닥을 뒹굽니다.

 

결국 한 명이 울고 다른 한 명은 주위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교실로 돌아갑니다.

승자와 패자가 나뉘었습니다.


그런데 승자와 패자의 모습을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누가 이긴 건지 겉모습으로는 도통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싸우는 장면을 보지 못한 사람은 이긴 건지 진 건지 겉모습만으로는 도통 알 수 없습니다. 


이긴 사람도, 진 사람도

먼지투성이에 옷은 너덜너덜!

코피 쭉! 피멍!


이쯤 되면 이긴 사람도 손해, 진 사람도 손해입니다.

누가 손해를 덜 보았는가의 차이이지 둘 다 손해 본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때린 사람은 때려서 손이 아프고, 맞은 사람은 맞아서 아픕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만약 한 국가가 실제로 백 번 싸운다면 국민과 국가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국민은 전쟁 비용 대느라 허리가 휘고 삶은 피폐해 질 것입니다.

국가는 만신창이 신세로 전락하겠지요.

 

이쯤 되면 백전백승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차라리 전쟁을 안 하는 것이 이득입니다.


손자는 무엇을 보았습니까? 얻을 것과 잃을 것을 먼저 계산했습니다.

아무리 전쟁에서 승리한다 해도 오히려 잃는 것이 얻는 것보다 많으면 선의 선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물론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싸워야겠지요.

하지만 되도록 싸우지 말고 이득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강조합니다.

전쟁의 승리마저도 얻을 것과 잃을 것에 따라 치밀하게 계산한 것입니다.

 

손자는 이런 계산에 따라 백전백승조차도 선의 선은 아니라 판단했습니다.

놀라운 통찰이며, 냉철한 판단입니다.

 

 

 

그렇다면 복지는 어떨까요?
복지기관이 내부의 동료들과 싸워 백전백승 하면 얼마나 이득이 있을까요?
복지계가 복지계 외부의 경쟁상대와 싸워 백전백승 하면 무슨 이득이 있을까요?
복지기관, 복지계가 백전백승한다고 해서 무조건 최상의 방법일까요?


결국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어떤 이득이 있는지
무엇을 잃게 될 것인지
계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