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보면 원하는 것이 달라진다

2012. 3. 14. 08:35푸른복지/복지생각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 방문기 #4





어르신께 함께 장 보러 가자 하니..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 선생님께서 추석 명절을 맞이하여 

어르신께 함께 장보러 가자 말씀드렸답니다. 


그랬더니 어르신께서 

먼데 왜 직접 가야 하느냐, 알아서 해 달라는 식으로 말씀하셨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당 선생님은 

어르신께 함께 가자 거듭 말씀하셨고, 

결국 어르신께서 함께해 주셨답니다. 


하지만 어르신과 마트에 가는 동안 

담당 선생님께서는 계속 고민하셨답니다. 


어르신께서 직접 당신께 필요한 것을 고르시도록 하고자 했으나, 

과연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인지, 앞으로도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인지, 

막막한 마음이라 하셨습니다. 


특히 어르신께서 사고자 하는 것도, 마트에 가고자 하는 것도 별로 없는데 

렇게 모시고 가는 것이 바른 실천인지 

계속 의문을 가지셨답니다. 




막상 보고 나면 원하는 것이 나온다.


그런데 마트에 도착하니 상황이 달라졌답니다.  


마트에 오기 전 어르신께 여쭈었을 때는 

원하시는 것을 별로 표현하지 않으셨는데, 

막상 마트에 오니 어르신께서 필요한 것을 떠올리고 

직접 고르셨답니다. 


그냥 머리 속으로 생각했을 때는 필요한 것이 떠오르지 않아 

원하는 것을 말씀하지 않으셨는데, 

막상 눈 앞에 펼쳐지니 필요한 것이 생각나 직접 고르신 것입니다. 


그렇게 어르신께서 당신께 필요한 것을 직접 고르시니, 

돌아올 때 어르신께서 즐거워하시고 좋아하셨다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사회복지사가 어르신께 무엇이 필요할까 혼자 궁리해서 드리기 보다 

가능하면 앞으로도 어르신께 필요한 것을 당신께서 직접 고르시도록 

돕고 싶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상상 만으로는 원하는 것을 떠올리기 쉽지 않다.


추석 명절에 어르신과 함께 마트에 다녀오신 말씀을 듣고 

저를 돌아보니, 저도 비슷한 경우가 많더군요.  


뭐 필요한 거 있나? 생각해도, 

집에서는 필요한 것을 떠올리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트에 직접 나가보면 다릅니다. 

그래 저거 필요한데, 그래 이거 사려했는데...하며

이것저것 필요한 것을 쉽게 떠올립니다.  


상상할 때 원했던 것과 

내가 직접 보고 원하는 것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무엇을 원하는가는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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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가 상상하도록 할까 직접 선택하도록 할까


사회사업가는 사람들에게 욕구를 묻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당사자의 욕구를 물을 때는 

주로 조용한 복지기관에서 상담이라는 이름 하에 묻습니다. 

 

결국 당사자는 상상을 통해 원하는 것을 떠올리고, 

우리는 이를 욕구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만약 당사자와 함께 직접 현지에 가서 

당사자를 주체로 세워 직접 선택하도록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같은 결과가 나올까요? 


어쩌면 당사자가 상상을 통해 표현한 것과는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상을 통해 표현한 것과

현지에서 직접 선택하는 것은 

그만큼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회사업가는 당사자의 욕구를 고려하여 실천합니다. 

또 이를 강조합니다. 


하지만 당사자가 객체가 된다면 

표현한 욕구 또한 상상 속에서 제한적으로 떠올린 것일 수 있습니다. 


결국 당사자의 욕구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과 

주체로 현지에서 직접 참여한다는 것은 

떨어져서는 곤란한 개념입니다. 


당사자의 욕구를 기반으로 하려면, 

적극적으로 당사자를 주체로 세워야 합니다. 


사람은 직접 보면 원하는 것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